화창했던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아버님의 임종 소식을 전하는 전화 한 통으로
이번 장례는 시작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가족분들은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였고,
당일 입실 가능한 빈소가 없어 다음 날 입실까지
하루의 공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첫날, 상주님께서는 장례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원하셔
댁 근처에서 직접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장례 절차부터 일정, 예상 소요 시간까지
하나하나 질문에 답해드리며
가족분들의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했습니다.
다음 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빈소 차림을 시작하며
아버님의 영정과 꽃으로 정성스럽게 영좌를 마련했습니다.
상복으로 갈아입으신 가족분들은
아버님께 큰절을 올리고 헌화를 하며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사랑과 그리움을 조용히 나누셨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빈소 관리와 식사 준비도 빠짐없이 진행했습니다.
입관 날, 밤새 조문으로 지친 몸이었지만
가족분들은 단정한 모습으로 아버님을 마주하셨습니다.
눈물 속에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11월의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채워주셨습니다.
꽃으로 장식된 관에 아버님을 모시며
이별의 순간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셨습니다.




발인 날 새벽, 영하의 날씨 속에서
아버님을 모신 리무진은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화장과 수골을 마친 후, 남양주 모란공원묘지로 이동하여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가족 납골묘로 아버님을 안치해 드렸습니다.
마지막 위령제를 올리며
아버님께 드리는 마지막 식사까지 정성껏 마무리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 준비부터
모란공원묘지 안치까지,
아버님의 마지막 길에 동행하며
가족분들의 상실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장례지도사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