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소식은 늘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옵니다.
그날도 가족은 각자 있던 곳에서 급히 병원으로 모였고, 도착하자마자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슬퍼할 시간보다 “무엇부터 결정해야 하지?”라는 막막함이 더 컸습니다.
장례식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제단, 빈소, 상복 같은 단어조차 현실감이 없었는데, 접수 창구 앞에 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상담에서 가장 위로가 됐던 건 ‘속도를 조절해줬다’는 점이었습니다.
결정을 빨리 내리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과 잠시 뒤에 정해도 되는 것을 구분해서 안내해주니 숨을 조금 돌릴 수 있었습니다.
빈소 배정, 조문 동선, 식사 준비, 일정 정리까지
가족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먼저 체크해주고, 선택지는 남겨두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뭘 잘못 고르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조금 줄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규모가 큰 만큼 조문객이 많아도 동선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차나 안내 측면에서 걱정이 있었는데, 안내 표지와 직원 동선이 정리되어 있어 조문객들도 크게 헤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장례 기간 중 가족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을 ‘말 없이’ 알아주는 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위로의 말이 많아서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만 정확히 설명하고, 가족이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남겨줬다는 점이 컸습니다.
발인 전날 밤, 빈소가 조용해졌을 때
가족끼리 앉아 고인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길게 나눴습니다.
그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장례 절차가 혼란스럽지 않게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도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잘 해드렸다”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급한 상황에서도 실수가 최소화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옆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